#1. 월드컵 경기장
2054년 미국 뉴욕 월드컵 경기장, 앵커가 흥분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앵커
높이 뜬 공!
대한민국과 스페인 선수들이 달려 갑니다!
대한민국의 김영현 선수 공중볼 경합에서
스페인 선수들을 이겨 냅니다!
자랑스런 우리의 태극 전사들!
2054년 미국 월드컵 결승다운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허나 상대는 피파랭킹 1위의 스페인!
순식간에 김영현 선수를 에워 쌉니다!”
#2. 경기장 진입로 철문앞
컴컴한 경기장 집입로의 폐쇠된 철문앞에서 한 사내가 모자를 눌러쓰고 긴장한 표정으로 철문 자물쇠를 노려보며 렌치를 들고 떨고 있다. 자신에게 주문을 걸듯 중얼거린다.
사내
할 수 있다..
할 수 있어..
#3. 월드컵 경기장
경기장 안쪽에서 들려오는 앵커의 목소리.
앵커
이때!
엄청난 주력으로 오버래핑하는 김가령 선수!
스페인 수비를 뚫고 어려운 자세에서 김영현의 패스!
아슬아슬하게 연결된 공!
치고 달리는 김가령 선수!
대한민국 응원단! 열광하기 시작합니다.
#4. 경기장 진입로 철문앞
철문을 앞에두고 주저하고 있는 자신에게 다짐하듯 주문을 외고 있다. 얼굴에 식은 땀이 흐르고 있다. 렌치를 잡은 두손에 힘을 주면서 계속 중얼거린다.
사내
할 수 있다...
할 수 있어...
#5. 월드컵 경기장
갑자기 경기장쪽에서 앵커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앵커
김가령 선수를 저지하기 위해 달려드는 스페인 수비!
무리한 태클! 위험합니다!
위험한 태클을 너무도 가볍게 점프해서 피하는 김가령 선수!
#6. 경기장 진입로 철문앞
렌치를 자물쇠에 가져다 데며,
사내
할 수 있어...
...할 수 있다...
#7. 월드컵 경기장
경기장에서 관객들의 응원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앵커
한층 더 높게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응원단!
한 마음으로 승리를 염원하며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칩니다!
김가령 선수 반 박자 빠른 센터링!
스페인 진영 골 에어리어 안쪽을 향하는 공!
받아줄 우리 선수가 없나요?
아! 어느새!
김영현 선수 정확한 낙하지점에 와 있습니다!
김영현 선수 가볍게 터치!
달려드는 스페인 수비수!
환상적인 볼트래핑으로 빠져 나오는 김영현 선수!
바로 슈웃!!
슛 각도를 좁히려는 골키퍼!
#8. 경기장 진입로 철문앞
렌치를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사내
해야 돼..
해야 돼.. 꼭.....
#9. 월드컵 경기장
경기장에서 흘러나오는 해설.
앵커
아! 슛동작을 접습니다! 페이크입니다!
스페인 골키퍼는 이미 무게 중심이 무너진 상태!
#10. 경기장 진입로 철문앞
철컹하면서 부서지는 자물쇠, 모자를 쓴 사내 눈을 질끈 감으며 소리를 지른다.
사내
해야만 해!
#11. 월드컵 경기장
경기장에서는 오는 함성에 소리가 묻히면서,
앵커
김영현 슈웃!!
아.....
아쉽게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슈팅!
멋진 슈팅이 멋진 선방에 막힙니다!
스페인 선수들은 마치 자기들이 골을 넣은 것처럼 기뻐하고 있습니다!
앵커
동점이 아쉬운 상황이지만 서로를 독려하는 우리 선수들
경기력에선 무적함대 스페인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우리의 자랑스런 태극 전사들입니다.
모자를 쓴 사내가 경기장 중앙을 향해 뛰어가고 있다.
해설
아! 근데 저사람은 누구인가요?
관계자가 아니라 관중이 난입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안전요원들이 서둘러 달려가고 있습니다만.
오늘 같은 날 절대 불미스러운 일이 없어야 할 텐데요.
달려가던 사내가 경기장 센터서클에서 멈춰선다.
앵커
경기장 중앙에서 갑자기 멈춰서는군요.
진행요원들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뭔가 번쩍 치켜드는 괴한
송곳입니다!!
갑자기 들고 들어온 축구공을 무자비하게 찌르기 시작합니다!!
해설
대체 왜 저러는 걸까요?
다행히 아직 인명피해는 없지만
어서 막아야하겠습니다.
앵커
이때 공과 송곳을 버리고 자켓 안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려고 합니다!
무.. 무얼 하려는 걸까요?
갑자기 응원 타월을 펼쳐 보입니다!!
해설
뭐라고 써 있는데... 러시아어인듯 보입니다.
모자를 쓴 사내가 하늘을 보며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멈춰서 있다. 공중에 대고 뭔가를 중얼거린다.
사내
아시모프 보고 있니..
이걸로.. 됐어..
앵커
안전요원들이 신원미상의 남자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합니다.
이 남성도 별다른 저항의 낌새는 보이지 않습니다.
#12. 월드컵 경기장VIP 부스
월드컵 경기장의 유리로 된 VIP 부스에서 경기를 시청하고 있던, 미국 대통령이 월드컵 경기를 지켜보던 대통령이 심각한 표정으로 뭔가를 기다리고 있다. 급한 걸음으로 대통령에게 접근한 참모는 귀속말로 뭔가를 속삭인다.
참모
미스터 프레지던트, CTBTO의 이바니치코프 박사로 확인 됐습니다.
대통령
CTBTO 라면..
저 타올엔 뭐라고 적혀 있는건가?!
참모
아.. 네 그...그게 말입니다.
워...워낙 황당한 문구라서...
사...삼년뒤 지구는...
대통령
역시...!
경기장에 떨어져 있는 타올에 러시아어로 문구가 적혀 있다.
참모
이 축구공처럼..
폭발한다.
대통령
아.. 안돼..
위...위성...
참모
네?
미스터 프레지던트, 무슨 말씀이신지...
대통령의 얼굴이 상기되어 있다. 화난 사람처럼 참모에게 소리를 지른다.
대통령
전화기..
당장
빨리 위성 전화기 가져오라고!
참모
아! 네..네..
두려움과 긴장감에 몸을 부들부들 떨며, 혼잣말을 한다.
대통령
어...어서 발모어 회장에게 연락을 해야해..
#13. 이바니치코프의 집
이바니치코프의 집에서 아내 엘레나가 설겆이를 하고 있고 딸 안나가 아끼는 토끼 인형을 안고 TV 앞에서 월드컵 경기를 보다 갑자기 눈을 크게 뜬다.
TV에서 들리는 앵커 음성
다행히 큰 소란없이 마무리 됐습니다.
경기가 계속 이어집니다.
안나
어?
엄마..
아빠, 저기서 뭐해?
엘레나
안나 아빠는..
이바니치코프?!
엘레나는 당황한 표정으로 접시를 놓치고 만다. 바닥에 부딪쳐 깨지는 접시.
안나
근데 엄마
아빠 안죽었어?
#14. 에덴랩 사무실
1년전, 우주항공 분야에 혜성과 같이 나타나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벤처기업, 에덴랩 사무실, 문앞에서 썬그라스를 쓴 검은 양복을 입은 세명의 사내가 거칠게 문을 두드리고 있다.
검은 안경
쾅! 쾅! 쾅!
로버트 버튼씨!
로버트 버튼씨!
로버트 버튼씨!
로버트 버튼 박사의 공동 창업자이자, 둘도 없는 절친 찰스 버닝이 상기된 표정으로 버튼 박사를 부른다.
찰스 버닝
로버트!
로버트버튼
응 찰스
누구야?
찰스 버닝
LOPE 의 사람들이라는데..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는 책상에 머리를 갖다대며, 지긋지긋한 표정으로,
로버트 버튼
크.. 딱따구리 같은 인간들
지겹게 쪼아대는군
찰스 버닝
없다고 할까?
자세를 바로하며 심기일전하는 표정으로,
로버트 버튼
휴~ 아니야.
들어오라고 해줘.
찰스는 로버트를 보며 측은한 표정으로 문을 연다.
찰스 버닝
그러지..
로버트 버튼
앉으세요. 차는 뭘로..?
검은안경
아니요. 괜찮습니다.
그보다도 이번 기일이 넘으면 에덴랩의 모든 재산에 압류가 들어갈겁니다.
로버트 버튼
제발.. 한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요.
지원사업에 신청해 놓은 프로젝트가 승인이 떨어지면
검은안경
로버트 버튼씨 죄송합니다.
이미 세번의 연장 기획를 드렸습니다. 더 이상은 무리입니다.
로버트 버튼
제.. 제잘 부탁드립니다.
에덴랩의 상품은 곧 시장에서 반응이 올겁니다.
무릎이라도 꿇겠어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검은 안경
굳이 말리진 않겠습니다.
로버트 버튼
!?
그.. 그럼.
검은 안경
하지만
그전에 아셔야 할것이 있습니다.
로버트 버튼 당신의 자존심은
1달러의 가치도 없습니다.
로버트 버튼
아...
사무실의 전화기가 울린다. 전화를 받은 찰스가 문을 빼꼼히 열고 로버트에게 이야기를 한다.
찰스 버닝
회의 중 죄송합니다.
워낙 중요한 사안이라 실례하겠습니다!
로버트! 발모어 회장으로부터 긴급한 미팅 요청이야!
검은 안경들 등 너머에서 버튼에게 눈을 찡긋하며 찰스가 미안한듯 말한다.
로버트 버튼
응? 누구? 발모어?
찰스 버닝
그래!
베데스다 유니버셜의 그 발모어 회장!
그리고 저희 대표님께서 중요한 용무가 있으십니다.
어서 꺼져 주시겠습니까?
하지만 검은 안경의 사내는 입가에 알수 없는 미소를 띠면서
검은 안경
네, 저희는 전할 말은 다했으니
이만 가겠습니다.
로버트 버튼
죄송합니다. 그럼.
버튼 박사가 급히 인사를 하며 전화기를 받아든다.
로버트 버튼
여보세요..
전화 통화가 끝난후, 찰스에게 뭔가 알수 없지만 기대에 찬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며 자켓을 걸치고 있다.
로버트 버튼
베데스다 유니버셜의 발모어 회장이 보자고 하는군.
찰스 버닝
베데스다?
그 우주 엘리베이터를 만든다는 베데스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가보라구.
머리라도 식힐겸.
자, 여기 택시비.
로버트 버튼
찰스 고마워!
그런데 리무진을 보낸다는데..
찰스 버닝
리무진까지 보내다니!
뭔가 좋은 일 일것 같다.
로버트 버튼
갔다 올께.
찰스는 로버트의 등을 떠밀며, 억지 웃음을 짓는 표정으로.
찰스 버닝
그래.
하지만 아무일이나 오케이하면 안되. 알았지?
반드시! 에덴랩의 품위에 걸맞는 일이 아니면 당장 돌아오라고!
우리의 로버트 버튼과 에덴랩의 꿈은 꺽이지 않는다는 걸 보여줘야지!
로버트 버튼
차..찰스
고마워..
#15. 발모어 회장의 저택
발모어 회장의 저택으로 들어가는 리무진, 정문에서 한참을 정원사이로 난 길로 가다 중세 성처럼 생긴 저택에 멈춰선다.
로버트 버튼
정말
으리으리하다.
집사
이쪽입니다.
로버트 버튼
아, 네..네.
집사
들어가시지요.
로버트 버튼
네.. 네..
집사가 안내하는 저택의 응접실로 들어가는 버튼, 결의를 다지듯 다부진 표정을 짓는다.
로버트버튼
'좋아!'
집사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응접실로 가는 거대한 회랑과 계단 옆에 늘어서 유니폼을 차려입은 시종들을 보며 당황한다.
로버트 버튼
'심호흡을 한다고 도움이 될만한 스케일이 아니야'
' 만약 베데스다 유니버셜에서 설계를 의뢰한다면,
현재 에덴랩의 경영난을 벗어날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텐데..'
'그러면 LOPE에서 받은 대출을 해결하고 독촉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현실과 동떨어진 아이디어를 내 놓는다며 평가절하하는 자들에게 에덴랩의 가치를 증명할 길도 열리게 될거야.'
우주 엘리베이터를 만들어 유명해진 발모어 회장이 잿빛 정장 차림으로 서 있었다. 덩치가 제법 큰 노인이었다. 백발이 성성한 머리, 깊게 페인 주름살이 가득한 얼굴, 온갖 암투와 음모 속에서 살면서 원하는 것을 성취했지만 영혼에는 흉터가 가득한 늙은 왕 같은 용모, 그러나 여든 아홉의 나이에도 그는 혈색이 좋아 보였다. 초롱 초롱한 눈빛 또한 간직하고 있었으며 허리가 전혀 굽지 않아서 나는 내심 놀랐다. 그가 손을 내밀었다.
집사
회장님.
피터 발모어
들어오게.
로버트 버튼
'허나그전에'
'지금 궁금해야 하는건'
'대체..'
'왜..'
'은밀하게 저택으로 불러서까지..'
피터발모어
로버트 버튼 박사
발모어 일쎄. 편히 피터라 부르게나.
로버트 버튼
'나와 에덴랩이 필요한 것인지 알아야지'
안녕하십니까?
발모어 회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