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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face
2021년 12월 22일

시즌2. 2. 틸레의 예언

게시판: Three Kingdoms 소설

아나타는 왕비의 처소의 문을 굳게 걸어잠그고 버티고 있었다. 문밖에서는 가이아 병사들이 계속 문을 두드리며 간청하고 있었다.


“왕비님, 왕자님을 내 주십시오. 아스테의 명입니다.”


아나타는 벌써 수십분을 그러고 있었다. 제다는 거기 없었기 때문이였다. 제다를 위해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어주고 싶은 마음에서 그녀는 계속 버티고 있었다.


“여기 제다는 없네.”


이윽고 문이 열리고 아나타가 나와 병사들에게 방을 확인시켜주었다. 병사들은 제다가 없는 것을 알고 급히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제다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거지?’


병사들이 간 이후 왕비와 유모 그리고 시녀들이 모두 왕궁을 돌며 제다를 찾아보았으나 제다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아나타는 마음이 마음이 아니였다. 정신없이 궁내를 헤매는 그녀 앞에 왕비의 충견 누렁이가 꼬리를 흔들며 나타났다.


“그래! 너라면 제다가 어딨는지 알겠구나.”


왕비와 시녀들이 누렁이를 앞세우고 제다를 찾아나섰다. 누렁이는 한참 냄새를 맡으며 이곳저곳 돌아다니더니, 뭔가를 알아낸 듯 달리기 시작했다.


“컹! 컹!”


누렁이가 멈춘 곳은 왕궁 옆에 있는 틸레나무 앞이였다. 시녀들이 나무 밑에 쌓여있는 풀더미를 헤쳐보니 아이 하나가 겨우 들어갈만한 크기의 구멍이 보였다.


“여깁니다. 여기 구멍이!”


“조심하십시오. 마마.”


시녀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나타는 나무 밑의 구멍 속으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실제로 몸을 넣어보니, 입구만 좁았지 안은 동굴과 비슷한 구조로 되어있었다. 몇 미터쯤 내려가다보니 구덩이는 거의 수평으로 연결되어있었고, 사람이 허리를 펼 수 있을 만큼 공간도 커져있었다. 그 곳은 녹색의 수정이 삐쭉삐죽 나와 어스름하게 빛을 내고 있었고, 틸레 나무의 뿌리들이 정신없이 엉켜져있었다. 아나타는 정신없이 뿌리들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멀리 붉은 바위처럼 보이는 물체 옆에 제다의 실루엣이 보였다. 아나타는 거의 기듯이 동굴을 달려 그곳에 도착했다.


“제다야!”


제다는 그곳에 숨어 도벨에게서 훔쳐온 드래곤의 혈액과 자신의 파르를 섞고 있었다. 너무나 집중한 나머지 아나타가 온 것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어머니! 여긴 어쩐 일이세요?” 제다가 화들짝 뒤로 파르를 감추며 놀라 물었다.


“어쩐 일이긴… 그런데 저기 저건 뭐니?”


아나타는 아들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제다 옆에 있는 붉은색 바위를 가리켰다. 자세히 보니 바위보다는 물컹한 덩어리같이 보이기도 했다.


“아… 이건 틸레의 심장이에요.”


제다가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틸레의 심장…? 틸레는 나무가 아니냐? 그런데 심장이라니?”


아나타는 아들을 찾았다는 기쁨에 드래곤은 까맣게 잊고 틸레의 심장에 대해 묻고 있었다. 과거 방주 시절 의사 겸 생물학자로서의 호기심이 발동한 것 같았다.


“틸레는 심장도 있고, 이야기도 하는 걸요.”


아나타는 아들의 말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자신의 지식으로는 차마 납득이 가지 않는 말이였기 때문이였다.


“이야기를 하다니…. 말도 안돼. 설마 그렇다고 해도 왜 이런게 있다는 이야기를 미처 하지 않았니?”


제다는 무언가 대답하려다가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잠시 뒤에 실망한 듯 말했다.


“지금도 믿지 않고 계시잖아요.”


“미안하다. 하지만…”


아나타가 수습을 해보려고 했으나, 제다는 씩 웃으면서 아나타의 팔을 잡아 끌었다.


“가까이 가보세요. 그럼 아실꺼에요.”


아타나는 아들에게 이끌려 틸레의 심장에 다가가 보았다. 가까이서 보니 정말 동물의 심장처럼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힘찬 심장의 박동 소리도 반복해서 들려오고 있었다. 그녀는 신기한 나머지 심장에 손을 갖다대어 보았다. 단단한 심장의 표면에서 따듯한 기운이 느껴졌다. 아나타가 신기해하고 있을 무렵 심장 아래쪽부터 하얀 빛이 스며들기 시작하더니 이내 방 전체로 퍼지기 시작했다.


“제다야…. 심장이 내게 말을 하고 있어!”


아나타가 놀라서 말했다.


“무슨 말을 하고 있어요?”


제다가 호기심에 가득찬 눈으로 물었지만 아나타는 말없이 눈을 감은 채 심장에 손을 계속 올리고 있었다. 심장에서부터 흘러나온 빛이 점점 강해지더니 손을 대고 있던 아나타를 감싸며 큰 빛덩이가 되고 있었다. 심장과 아나타가 하나가 된 것처럼 보였다. 제다는 눈이 부셔서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방으로 퍼져나간 빛들이 다시 심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빛이 강해지는가 했더니 갑자기 없어져 버렸다.


“악!”


빛이 사라짐과 동시에 아나타가 갑자기 쓰러지고 말았다. 제다는 깜짝 놀라 구덩이 밖으로 소리를 질러 도움을 요청했다. 시녀들이 다급이 뛰어들어오고 있었다. 쓰러진 아나타는 무언가에 놀라 손을 휘젓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시녀들에 의해 옮겨질 때도 그녀는 계속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넋이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어서 왕비님을 안으로! 빨리 아스테님께도 알리세요!” 시녀장이 다급하게 외쳤다.


누마미스는 왕비가 쓰러졌다는 전갈을 받고 급히 왕비의 처소로 향했다. 아나타는 누마미스를 보자마자 두려움에 떨며 정신나간 사람처럼 횡설수설 무언가 빠르게 중얼거리며 말하고 있었다. 누마미스는 처음에는 도저히 무슨 말인지 알아 듣지 못했으나, 무언가 의미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여 시녀들을 물리고 단 둘만 남기로 했다.


“아나타! 이제 우리 둘 밖에 없소. 대체 무얼 봤다는 것이오?”


누마미스가 아나타를 진정시키려 두팔로 껴안으며 물었다.


“눈이 빨간 마가가 끝도 없이, 끝도 없이….


악! 너무 무서워….” 아나타는 몸을 벌벌 떨며 말했다.


“괜찮소. 악몽을 꾼 것 같구려.”


누마미스가 아나타를 계속 달래고 있었다. 누마미스에게 안겨 떨고 있던 아나타가 휙 몸을 세우더니 누마미스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


“아니에요, 분명 틸레가 보여준 예언이에요.


우리가 찾은 이 곳은 낙원이 아니였어. 이곳은 지옥이야! 지옥이라구!”


누마미스가 놀래 아나타의 어깨를 붙잡았다. 아나타는 세차게 머리를 흔들며 괴로워하더니 푹 쓰러져 정신을 잃고 말았다.


“왕비를 잘 돌봐주게.”


누마미스는 방문앞에 있는 시녀들에게 당부를 하고 방을 나섰다. 제다가 근심스런 표정으로 다가와 물었다.


“아버지, 어머니가 뭐래요? 틸레가 무슨 이야기를 한거에요?”


“이야기? 아니다. 엄마는 놀라서 쓰러진거야.”


“틸레는 항상 제게 무언가를 보여줬어요! 엄마도 무언가를 보신게 분명해요!”


“그건 아마 쓰러진 다음에 꾼 꿈일거다.”


“꿈이라구요? 절대 아니에요!”


“드래곤을 놓아준 것이냐?”


누마미스가 제다를 노려보며 화제를 바꾸었다. 제다는 틸레 이야기를 더하려다 갑작스런 질문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네 처소에서 근신하거라. 어디에도 갈 수 없느니라.”


“아… 아버지.”


제다는 심하다고 생각했지만, 아버지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아버지이자 이 나라의 아스테의 명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 병사들이 어느새 다가와 동행을 재촉하고 있었다. 제다는 일단 방으로 돌아가서 다음을 생각해보기로 결심했다.


누마미스는 대전에서 영주들과 장군들을 모아놓고 왕비가 보았다는 예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단순히 꿈이였을 것이라고 무시를 하고 싶었으나 제다의 반응도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었고, 무엇보다 예언의 내용이 ‘마가’와 관련되었기에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영주들과 장군들 역시 누마미스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믿는 쪽과 믿지 않는 쪽이 반반으로 나뉘었다. 누마미스는 논쟁 끝에 예언이 진짜일꺼라고 가정하고 그 대책을 세워보기로 했다.


“틸레의 예언에 대해 의견을 말해보세요.”


누마미스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프라하스가 먼저 나섰다.


“가이아가 이 신지구에 도착했을 때 무자비한 마가의 공격에 모두가 전멸할 뻔 하지 않았습니까. 에르시온에 원병을 청하는 건 어떻습니까?”


‘에르시온’이라는 말에 훔이 발끈해서 말을 끊었다.


“그렇다고 에르시온을 불러들이는 건, 늑대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불러들이는 격이 아닐까요?”


“그럼 장군께서는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 프라하스가 눈을 부라리며 홈에게 말했다.


“지금은 그때와는 다릅니다. 우리 병력이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겁니다.” 듀발이 나섰다.


“장군이 말하는 병력은 대부분 국경에 있어요! 함부로 철수했다가는 에르시온에게 뒷통수라도 맞게되면 어쩌시려고 그런 말씀이십니까? 에르시온한테는 이성이란게 있지만, 마가는 그런게 없는 것들 아닙니까? 마가들이 설친다면 에르시온에게도 분명 위협이 될 겁니다. 공동 대응을 제안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프라하스가 답답하다는 투로 말했다.


“맞습니다. 일단 살고 봐야할 것 아닙니까?”


듣고 있던 아셰라 대제사장이 한마디 거들었다.


“충분히 의견을 들었으니, 제게 생각할 시간을 주시지요.”


누마미스가 설전을 끊고 말했다.


“안됩니가. 시간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프라하스와 아셰라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말했다. 누마미스는 그에 대답하지 않고 일어나 나가버렸다. 듀발은 예전에 어둠의 궁전에서 보았던 마가들을 떠올려 보았다. 정말 예언대로 마가들이 수도로 들이닥친다면 뾰족한 대책이 있지는 않았다. 수도 방위군이라고 해봤자 천여명인데, 테이밍된 정예 야수들이 있다고 해도 끝없이 몰려오는 마가들을 막을 궁리가 딱히 생각나지는 않았다.


“일단 수도방위군에는 특별 경계령을 내리겠습니다.”


듀발은 홈에게 말을 남기고 왕궁을 나섰다.


틸레나무 아래에는 다섯개의 비석이 서있었다. 가이아를 구성하는 다섯 부족을 상징하는 것이였다. 지금은 네 명의 아이들이 모여있었다. 앤리스, 로드리케, 가누, 자비에. 이들은 부족장들의 아들이였고, 어릴 때부터 제일 친한 친구들이기도 했다. 원래는 제다까지 있어야 했지만, 지금 자신의 방에 감금된 상태였다.


“비겁한 놈!” 가누가 로드리케를 보며 말했다.


“아무리 피기가 죽었다지만 친구를 고발하다니” 자비에가 거들었다.


“제다가 너 때문에 갇혀버렸잖아!” 앤리스가 소리를 좀 더 크게 말했다.


“너도 공범이라고 말해줄까?”


로드리케가 엔리스를 보며 말했다. 앤리스는 그 말을 듣고는 딴청을 피우며 대꾸하지 않았다. 로드리케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치만 그런게 무슨 소용이야! 이제 다 끝인데!”


갑자기 로드리케가 돌맹이를 집어 땅바닥에 팽개치며 말했다.


“끝이라니? 무슨 말이야?” 자비에가 물었다.


“지옥에서 마가들이 몰려온대!”


로드리케는 자비에를 보며 몸을 떨며 과장해서 말했다.


“정말이야?” 자비에가 되물었다.


“응! 부족장 회의에서 아스테님이 그랬대.”


“말도 안돼! 그렇게 갑자기 나타날꺼면 여태 왜 안왔겠어?”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대. 우리가 하늘에서 내려왔을때!”


로드리케는 신나서 자비에를 몰아세우고 있었다. 자비에는 조금 겁에 질린 것 같았다.


“그래! 에쉬라면!”


잠자코 듣고 있던 앤리스가 소리를 질렀다.


“드래곤? 그걸로 마가들을 태워버리게?”


로드리케가 눈을 크게 뜨며 엔리케에게 물었다.


“그 방법밖엔 없잖아!”


앤리스가 말하자 로드리케가 갑자기 고개를 푹 떨구었다.


“결국 듀발 대장군님도, 제다도 테이밍을 못해서 우리 피기가 죽었잖아.”



“불을 뿜는 드래곤이라면 분명 가이아를 구할 수 있을꺼야! 그리고 우리는 영웅이 되는거지!”


앤리스가 한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하지만 드래곤이 어디로 도망갔는지 모르잖아?” 로드리케가 물었다.


“제다는 분명히 알꺼야.


우리 제다를 구해내자! 그래서 가이아를 구하는 거야.


그럼 다들 더이상 너한테 배신자라고 하지 않을꺼야.”


앤리스가 로드리케의 손을 잡고 말했다. 로드리케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들이 우르르 제다의 처소로 몰려갔다. 가장 뚱뚱한 로드리케가 맨 아래에 엎드리고, 그 위로 차곡차곡 다른 아이들이 올랐다. 가장 가벼운 앤리스가 발코니로 밧줄을 던졌다.


“니네들이 날 구해줄 거라고 믿었어!”


제다가 밧줄을 타고 내려오면서 말했다. 로드리케는 힘들어서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땅으로 내려온 제다는 로드리케의 등을 툭 치고는 활짝 웃어보였다. 로드리케도 머쓱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친구란 원래 그런 것이였다.


탈출에 성공한 제다는 곧장 틸레나무로 달려가 드래곤의 행방을 물었다. 틸레의 심장에서 빛이나며 제다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친구들은 제다가 틸레나무와 대화를 한다는 사실에 놀라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드래곤은 해골동굴에 있대! 가보자.” 제다가 일어서며 말했다.


“해골 동굴?”


다들 눈이 동그랗게 커지며 입을 모아 되물었다. 거기는 아이들이 감히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였기 때문이였다.


해골동굴은 수도 근교 남쪽에 있는 엄청난 높이에 절벽 가운데 해골의 눈과 코 모양으로 세 개의 굴이 파져있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붙인 이름이였다. 아이들은 로드리케가 몰래 훔쳐온 뚱뚱이 익룡을 타고 해골 동굴의 입구에 도착했다. 평소에 로드리케의 뚱보 식구들을 태우고 날던 터라 아이들 5명을 태우고 나는 것은 익룡에게는 일도 아니였다.


“우와, 무시무시해 보여! 여기 정말 드래곤이 있는거야?”


로드리케가 동굴 안을 살펴보며 말했다.


“응! 틸레가 말해준 대로라면 꼭대기에 드래곤의 둥지가 있을꺼야.”


제다가 발걸음을 재촉하며 걷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제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맨 끝에 있던 가누가 숲쪽에서 들려오는 지축을 울리는 소리에 무심코 뒤를 돌아보다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


“으악! 마가들이다!”


동물들이 마가들에 쫒겨 절벽쪽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몇몇은 그대로 절벽 아래로 추락하고 있었다. 동물들이 일으킨 흙먼지로 앞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마가들이 떼를 지어 달려가다 아이들을 보고, 그 중 몇 마리가 동굴 쪽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이쪽으로 온다!”


자비에가 놀라 고함을 질렀다.


“눈을 맞춰! 눈이 빛나니까 거길 조준해!”


제다가 외쳤다. 아이들이라고 하지만, 일찌감치 엘리트 군사 교육을 받은 터라 사격술이 뛰어났다. 저마다 쏘는 스쿠타에 앞에 있던 마가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쓰러진 마가들을 밟고 다른 마가들이 달려들고 있었다.


“너무 많아! 동굴 속으로!”


제다가 외쳤다. 아이들은 일제히 동굴 속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가이아 수도와 왕궁으로도 엄청난 숫자의 마가들이 들이닥쳤다. 사람들은 혼비백산해서 도망가기에 바빴다.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 왕궁인 ‘생명의 성’ 역시 방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다. 왕궁 경비대가 막아보려했지만 한꺼번에 수백마리의 마가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속수무책으로 뚫릴 뿐이였다.


“틸레의 예언이 맞았어!”


듀발이 마가들에게 칼을 휘두르며 말했다. 듀발은 아스테의 명령으로 왕비인 아나타를 보호하려고 달려온 것이였다. 예언의 충격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아타나에게 계속 마가들이 달려들고 있었다. 듀발의 매서운 스파타도 한계가 있었다.


“왕비님 제 뒤로 오십시오!”


듀발이 아나타 앞에 서서 말했다. 어느덧 수십마리의 마가들이 듀발에 앞에 서서 으르렁대고 있었다. 듀발은 자신의 몸을 던져서라도 왕비를 살리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오른손에 이어, 왼손으로 쓰러진 병사의 스파타도 줏어들었다. 그리고는 양손에 든 스파타를 높게 치켜들고 외쳤다.


“와라! 이놈들아!”


마가들이 듀발에게 달려들 때였다. 하늘에서 루드라가 빗발치며 달려오는 마가들에게 명중되기 시작했다. 레센느가 익룡부대를 이끌고 구하러 온 것이였다.


“왕비님! 제다 왕자님과 친구들이 드래곤을 테이밍하러 갔어요!”


레센느가 아나타를 다급히 익룡에 태우며 말했다. 아나타는 마가들로 정신이 없는 와중에 그 말을 듣자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이 와중에 드래곤 테이밍이라니 걱정이 앞설 뿐이였다.


“제다는 꼭 드래곤과 함께 올겁니다! 제가 찾아보겠습니다.”


듀발이 다른 익룡에 올라타며 아나타에게 외쳤다. 아나타는 그 말을 듣고서는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익룡을 타고 하늘로 올라 내려다보니 이미 생명의 성의 곳곳은 온통 검은 털과 붉은 눈의 마가들로 가득차 있었다. 에르시온도 아니고 카일럼도 아닌 마가들에게 나라가 멸망할 지경이였다. 듀발은 조금 떨어져있는 수도방위군의 본진을 향해 익룡을 몰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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